발칙한 예술가들
원래는 이달에 읽고 싶은 책은 아니었다.
월 곰퍼츠의 [발칙한 현대미술사]를 보고 싶었는데, 도서관이 문을 열지 않아서 빌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전자도서관을 검색했더니, 이 책이 있어서 차선으로 [발칙한 예술가]들을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회화를 공부하고 있는 미대생에게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내가 대학생 때 이 책을 읽었다면 정말 좋았겠다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 그리고 작가가 되기 위해 그림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도 정말 추천한다.
이 책은 아주 술술 쉽게 읽히는 책이다. 나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아마도 관심사인 주제에 대한 책이다 보니 더 즐겁게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의 목차도 흥미롭다.
사업하는 예술가, 실패하는 예술가, 진지한 호기심을 가진 예술가, 훔치는 예술가 , 의심하는 예술가
큰 것과 작은 것을 모두 생각하는 예술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예술가, 용감한 예술가, 멈추어 생각하는 예술가 등등
이 챕터마다에 소주제에 해당되는 유명한 화가들의 창작 과정과 그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그들의 철학을 이야기해주는데, 그 속에서 배울 점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서술하고 있어서, 가볍게 읽히긴 하지만 또한 많은 사유를 하게 해주는 책이기도 했다. 만약 창작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실패에 대한 용기와 긍정적 희망의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과거의 위대한 예술가에 대한 일화들과 아직 잘 몰랐던 현대미술가들(물론 유명하지만 내가 몰랐다는 뜻^^;)을 알아갈수 있어서 좋았다.
ㅣ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글귀들을 남겨본다. 좌절해 있을 사람들에게 용기 내어 실천하라는 명언들이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말했다.
'내가 오래 전에 발견한 것은,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그냥 앉아서 특별한 무언가가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이 먼저 무언가에 다가간다.'
그것이 예술의 방식이다. 먼저 무언가에 다가가는 것. 가치 없는 것을 가치 있는 것으로 바꾸는 것.
스포츠에 관한 오래된 비유 중 '일단 참가를 해야 이길 수 있다'라는 말이 창작에도 적용된다. 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다 보면, 실험하고 평가하고 수정하는 순환 과정을 지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모든 것이 바라던 대로 풀릴 가능성이 높다.
토머스 에디슨은 '나는 만 번을 실패한 것이 아니다. 실패는 한 번도 없었다. 나는 맞지 않는 방식만 가지를 찾는 데 성공한 것이다. 맞지 않는 방식들을 다 제치고 나면, 결국 맞는 방식에 도달한다.' 고 말했다.
처음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다면, 두 번째 시도는 똑같이 하지 마라. 이번에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고민하고, 평가하고, 수정하고 보완한 후, 다시 시도하라. 창조란 반복적인 과정이다.
ㅣ어떻게 창조성을 끌어낼수 있을까. 그것에 대한 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아이디어는 무관해 보이는 두 가지의 요소를 교란과 응용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시키는 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때 생겨난다. 낯선 결합에서,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을 섞는 것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프랑스 작가 에밀졸라는 예술에 관해, 단지 '어떤 기질을 통해 보이는 자연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달리 말하면 창조성이란 이미 존재하던 요소와 생각이 한 개인의 관점과 감정이라는 필터를 거쳐 표현되는 것이라는 말이다.
알베르트 아이슈타인
"창조성이라는 건 무언가를 어디서 알게 되었는지 숨길 줄 아는 것이다"
'결합시키기 놀이는 창조적인 사고에서 핵심적인 요소인 듯하다'
아이작 뉴턴 "내가 남들보다 좀 더 멀리 내다보았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선 덕분이었다."
창조성이란 우리의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질문과 응답의 과정이다. 잘 풀릴 때 그 문답의 과정은 우리의 양쪽 뇌가 두개골 속에서 손을 맞잡고 춤을 추듯 순조롭다.
ㅣ그리고 이 글은 정말 마음 깊이 새겨두고 싶었다.
자신 안에 숨은 창조성을 이용하고 싶다면, 우리는 이 애매모호함의 수렁 속으로 기꺼이 뛰어들어야 한다. 그러고는 불확실한 것을 확실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그 어려운 결정들을 내려야 한다. 그렇게 한 선택 중 나중에 옳았다는 판단이 드는 것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다. 잘못된 갈림길로 갔다는 것을 깨닫고 되돌아가야 하는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창조적인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절대적인 답은 없다. 단지 지식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도 그 추측은 하는 사람의 고유의 것이며, 거기에는 각자의 개성과 영혼이 있다.
윌 곰퍼츠라는 분은 세계적인 현대미술관인 테이트 갤러리에서 관장을 7년간 역임하며, 현장에서 예술가와 관람객을 봐왔다고 한다. 그래서 현장 체험을 통해서 예술을 통찰하고, 그랬기 때문에 예술이야기를 독자들에게도 생생하고 관념적이지 않게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글도 필력이 좋으셔서 지루하지 않게 잘 쓰셨다.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쉽고, 가볍게 그러나, 굉장히 통찰력 있는 많은 지식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전자책 [발칙한 현대미술사]도 여차저차 빌려놓았는데 꼭 읽고 후기 남겨보겠다.